소녀시대 Hoot(훗)에 혼란스러웠던 사연 그리고 '동음이의어'의 추억.
소녀시대의 변신!
소녀시대가 급! 세번째 미니 앨범을 내놨습니다. 제목도 참 요상하게 훗(Hoot)이라니...ㅎ 제목이야 어쨌든 앨범 나오기 전에 티저 포스터 봤을 때부터 기대가 되더군요. 복고풍, 카우보이 스타일 복장에 촌스러운듯 요란한 무늬들이 어지러운 포스터 말이죠. 하나 갖고 싶네요. -_-;;
<소녀시대 훗(Hoot) 공식 홈피 캡쳐, 인용목적 ⓒ girlsgeneration.smtown.com>
훗,훗,훗? Hoot, Hoot, Hoot?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얼마전부터 한국에서 교사로 일하고 계시는 캐네디언 부부 블로그 'Eat your Kimchi'의 한글 자막을 만들어 드리고 있습니다. 이 분들이 월요일 마다 한국 가요(K-pop)를 재밌게 분석해보는 비디오를 올리고 계시거든요. 춤 동작은 물론 가사에 포함된 영어에 대한 평가도요.
<관련글>
그리고 이번 주에 올라온 한국 가요가 바로 소녀시대의 훗(Hoot)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참에 아주 대놓고 뮤직비디오를 잘 감상했지요. ㅋㅋㅋ (원래는 걸 그룹 뮤직비디오 보고 있으면 애니의 눈매가 날카로워지기 때문에... -ㅅ-; ) 여튼, 감상평은 마음속에 고이 담아두고;;; Eat your kimchi 분들이 이 노래에 나오는 훗(Hoot)에 대한 영어 관점에서의 평가가 어땠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처음에 훗(Hoot)이 그냥 우리말, 비웃는 듯한 웃음 소리, 의성어, 훗~ 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영어에도 있는 단어더군요. 설명을 보다보니 떠오르는게 있떠군요. 아항.. 부엉이~!! 후터스!!(Hooters: 부엉이 모양이 로고인 성인용; 레스토랑) 노래에 나오는 훗(Hoot)은 이 의미랑은 다르지만;; 여튼 영어 단어라는게 생각이 났습니다.
<후터스 레스토랑, 유니폼이 이런식이죠. -ㅅ-; 티셔츠에 부엉이 로고가 보이네요 by Captain Skyhawk>
소녀시대의 훗(Hoot)은 무슨 뜻일까?
그럼 소녀시대의 훗(Hoot)은 어떤 의미로 사용된 걸까요?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 소속사에서 밝히길 훗은 우리말 의성어 '훗'과 영어의 '훗'을 둘다 의미한다고 하는군요. (이럴줄 알았음. ㅋ 그 이유는 나중에 나와요) 그런데 우리 Eat your Kimchi분들은 이렇게 훗이 우리 의성어와 영어를 섞어 놓은줄 모르고, 영어의 Hoot에 대해서 이야기 하셨더라구요. 영어 Hoot이 우리말 훗과 비슷하게 흥, 야유하는 소리등의 뜻도 있지만 소녀시대의 훗 가사에서 쓰인 Hoot은 이상하게 사용됐다고 말이죠. 부엉이가 Hoot, Hoot하고 울지, 사람들이 웃을 땐 동사처럼 사용되지 않는다고...
우리말 훗과 영어 Hoot을 섞어 놨으니 헷갈릴 만도 합니다. 아예 처음부터 우리글로만 '훗'이라고 했으면 또 모를텐데 말이죠. ㅎ 자막 번역하고 다시 보내주면서 한국어 훗이 사용된거 같다고 알려주니, 이미 댓글로 많이 지적 받았다네요. 다음부터는 한국인 친구한테 물어봐야되겠다면서... 몰라서 그런거니 잘못한거도 아니고, 또 문제될것도 없지만... 조금 안타깝더군요. ㅡㅡ; 이 분들이 설명하신 영어 Hoot의 사용은 직접 비디오를 보시면 더 정확하겠습니다. 2분 20초 쯤에서 설명이 시작됩니다.
<Eat your Kimchi 페이스북에 댓글 달면 소녀시대 앨범이랑 포스터 준답니다. 얼른 달아야겠군요! ㅋ>
요즘 이런식으로 영어와 한글, 그리고 한자까지 한가지 발음으로 다른 뜻을 지닌 '동음이의어'을 이용한 브랜드 네이밍이 참 많습니다. 몇 개만 예를 들어 보면, 아파트 브랜드인 e-편한세상, 세계맥주 전문점 와봐(wabar: 와글와글 바글바글 or 이리 와바), 삼겹살 전문점 군(君)삼결살(제왕 삼겸살 or 구운 삼겹살), 치킨 전문점 파닭(파와 닭 or 닭이 파닥파닥) 등등... 정말 많아진거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말장난 스럽기도 한데요. ㅎ 친숙하게,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이들 활용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닉쑤의 횡재한 추억
저도 동음이의어에 대한 추억이 하나 있습니다. 한참 취업 스펙 쌓느라 토익 공부를 토.토(토할때까지 토익)하던 겨울 방학이었는데요. 다음해에 쓰일 학교를 대표할 슬로건을 모집하는 공모전이 있었습니다. 1등 상금은 무려 100만원!!! 당시 아르바이트도 안하던 때라 최하위 동상(30만원)이라도 받아보자 하고 도전했었죠. 이 때가 처음으로 슬로건을 공모한 해라 상금이 컸던거 같습니다. 여튼, 혼자만의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 아이디어를 하나 내 놓고, 어려운 한자도 써 가면서 제안서가 최대한 있어보이게 꾸며봤습니다. ( '동음이의어'를 한자로 썼다는 이야기. ㅎㅎ)
제가 제안했던 내용은 '나는'이라는 동음이의어 였는데요. 이게 '날다'라는 뜻과 '나는 누구누구다' 처럼 이중적으로 쓰이잖아요. 장, 단음으로 소리는 구분되지만 글로 써 놓으면 두가지 뜻으로 보이는 거죠. 그래서 '나는 ㅇㅇ(학교이름), 나는 미래'이런식으로 사용해서... 두 가지 이야기를 만들어 봤습니다. (학교에서 '미래'라는 말을 참 좋아해서..ㅎ) 처음엔 '날다'라는 의미를 사용해서... '학교가 힘차게 비상함으로써 학생의 미래도 더불어 비상한다'라는 뜻으로 첫 번째 의미를 만들고... 두번째는 '나는 누구누구다'라는 뜻을 사용해서 '내 자신이 곧 학교 그 자체로 학교의 중심이면서 밝은 미래의 주역' 이라는 뜻으로 하나 만들었었죠. 물론 영어 'Fly'와 'I am~'를 넣은 영어버젼도 같이 넣었었네요. 한글은 두 가지 뜻이지만 보기엔 다 똑같은데 영어로 다른 뜻이 해석이 되는 상황이었네요. ㅎ
결과는.... 제가 대상 이었습니다. 헛! 2등인줄 알고 갔는데 1등이더라는... 덕분에 총장님하고 악수도 해보고, 등록금에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 그리고 뽑힌 제 슬로건은 1년 동안 학교의 모든 대.내외 공문서에서 사용됐구요. 제 글이 학교 홈페이지, 플랜카드 등에 있으니 어색하더군요. ㅎ
<나:총장님 등록금 면제는 안되나요? 총장님:받기 싫으면 딴 사람 주고... 나:아닙니다!>
여튼 이렇게 얼떨결에 탄력 받아 다른 슬로건에도 몇개 넣어봤는데요. 역시 잘 안되더군요. ㅎㅎ 겨우 아이팟 나노 하나 되고는 전멸.. ㅡㅡ; 그래도 등록금에 많이 도움이 되서 참 고마웠던 기억이네요.
재밌는 '동음이의어' 이야기
혹시 이런 '동음이의어'에 얽힌 이야기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재밌는 상표, 브랜드 이름도 좋겠네요. 이런게 은근히 말장난처럼 재밌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