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찾아온 꼬마들의 황당 요청, Ride for Refuge.
어젯밤이었습니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저녁이었지요. 애니는 미드보기 바쁘고, 저는 블로그질하기 바쁘고.. ;; 그러다 거의 9시가 다 되갈 무렵,
'쾅! 쾅! 쾅!'
하고, 누군가 저희집 현관문을 시끄럽게 두드렸습니다.
'한밤중에 누구여? -ㅅ-^' 하고내다보니, 왠 꼬마들 셋이 서 있더군요.
딱 보기에 초등학생 3,4학년 쯤 되어 보이는 남자애 2, 여자애 1명이 서 있더군요. 여기 애들은 성장이 빠르니;; 더 저학년일 수도 있겠네요. ㅎ;
본문과 관련없는 할로윈 사진이지만... 할로윈때 이런애들이 찾아올지도.. ㅎ
무슨일이냐고 하니, 대뜸 자기들이 자전거 타는데 후원을 해달랍니다.
'응? 자전거 타는데 왠 후원? -ㅅ-; '
어리둥절하고 서 있으니 손이 덜렁거리며 들고 있던 종이를 하나 내미네요. 거기엔 'Ride for Refuse'라고 써 있고, 기부자 명단이 주루룩 있더군요. 아하... 난민을 위한 자전거 타기 행사 모금활동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10달러 괜찮냐고 물으니, 얼마든지 도움이 된다면서 좋아하더군요. (사실 '쿨~'한 척 하더군요. 그.. 아시나요? 어린애들이 어른인척 하는..그런거? ^^;)
사실 남자애들 둘이 탈 건데 옆에 여자애는 같이 따라온거였습니다. 한 남자애가 여자애보고 '너는 안 타니깐 저리가 있어' 하던데.. ㅋㅋ 귀엽더군요. 초딩들.. -0-;;
여튼, 기부자 싸인해주고 잘해보라면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문을 닫으니 또 밖에서 '쾅쾅쾅' 하는 소리가 나네요. 가만히 들으니 옆집문을 힘차게 두드리고 있더군요. ㅎㅎ
처음엔 그런 행사가 있나보다 했는데, 곧 어떤 행사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검색해보니... 이제 곧 행사가 있네요. 몇일 후인 10월 2일에 타운에서 행사가 열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캐나다 전국에서 여러 도시들이 참여하고, 미국에서도 참여하는 생각외로 큰 행사였네요. 한참 둘러보다 보니... 참 뜻깊은 행사라서, 이렇게 소개해 봅니다.
이제부터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난민을 돕기 위해 타는 자전거 - 'Ride for Refuge.'
<< 메인화면>
Ride for Refuge - 뭐 하는 곳이지?
검색해보니 쉽게 홈페이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Rideforrefuge.org 이군요. 홈페이지 색감과 구성이 맘에 드네요. 역동적인 색깔과 보기쉬운 구성이 취지와 잘 맞아 떨어지는듯... (이게 중요한게 아니자나 -ㅅ-;)
일단 역사를 한번 살펴보니..
<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04년에 처음 시작되었는데요. 시작은 70대 초반의 은퇴한 미국 파일럿이 해이티 어린이들을 도우기 위해 수영으로 11,000 영국 파운드를 모금했다는 소식을 듣고, International Teams Canada에서 '우리도 이런 도전적인 행사를 해보자'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하네요. 처음엔 작은 수로 시작했지만, 점점 참가자가 늘어나면서 이렇게 전국적인 모금 행사로 커졌다고 합니다. 도표를 보니 처음엔 25명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7천명이네요. 우아~
그리고 아래 그림에 보시듯이, 행사의 주 목적은 이렇게 기금을 모아 집 잃고, 몸과 마음에 상처 입고, 질병으로 아픈 사람들을 도우는 것입니다.
홈페이지에 비디오 소개자료가 있어서 하나 가져왔습니다. 처음엔 제가 좋아하는 타이포그래피 스타일로 어떤 행사인지 재미나게 소개해주더니... 나중에는 안타까움에 눈물이 찡 하게 만드는 영상입니다. 아주 잘 소개해주고 있으니 한 번 보시면 바로 이해되고 좋겠습니다. (아쉽게도 영어로만 나옵니다. 자막도 없구요.;)
어디에서 이 행사가 열리나?
아래 그림은 어느 도시에서 언제 이 행사가 열리는지 보여주는건데요. 미국의 몇개 도시와 캐나다의 다수 지역이서 열리네요. 가까운 지역을 선택해서 참가할 수 있습니다.
꼭 자전거 타야 되는건아니에요. 그럼 어떻게 참여 할 수 있을까?
이 Ride for Refuge행사에 참가하는 방법은 세가지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자전거 타는 라이더 들에게 소정의 금액을 후원해주는 방법이 있구요. 두번째로는 직접 자전거 타는 라이더가 되어 여러곳에서 후원을 받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사정상 자전거를 못 타는 경우에는 자원봉사자로 도움을 줄 수가 있네요.
< 세가지 참여 방법 >
제가 서두에 소개한 그 꼬마들은 라이더가 되겠구요. 저는 그 꼬마들의 후원자가 되겠네요. 이렇게 직접 라이더에게 후원할 수도 있고, 홈페이지에서 등록된 라이더를 검색해서 카드 결제 등으로 후원해 줄 수도 있습니다. 위 이미지에서 젤 왼쪽에 GIVE 버튼이 해당 내용입니다.
등록은 어떻게 하나?
홈페이지에서 등록 양식을 출력해서 작성해서 행사 당일에 가시면 됩니다. 그러고 또 하나 방법은 홈페이지에서 바로 전자 등록하시는 방법도 있구요. 아래는 등록 양식이에요. 젤 위에 라이더인지 자원봉사자인지 체크하게 되어있군요. 자전거 타는게 그리 위험하진 않지만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를 위해 비상연락망과 여러 주의사항들이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래 양식은 서두의 그 꼬마들이 덜렁덜렁 들고있던 거에요. ㅎ; 라이더 자신이 직접 이렇게 모금할 수 있는거죠. 물론 인터넷으로도 가능하구요. 20불 이상은 영수증 발행도 되네요. ^^; 기부하면 세금 공제 받을 수 있으니 좋습니다.
<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저는 자전거가 없어서, 자원봉사라도 해볼까 해서 메뉴를 찾아가봤는데요. 아쉽게도 더 이상 모집하지 않는군요. ㅡ.ㅜ
어디를 어떻게 달리나? 행사 일정과 지도
아래는 세부 일정과 지도를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처음엔 그냥 자전거 타나보다 했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제법 됩니다. 그림 오른쪽 상단에 보시면,가족용 5Km부터, 20Km, 50Km로 나눠져 있네요. 너무 먼 거리는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게 무리니, 많은 연령층이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위해 이렇게 나눠놓은듯 합니다. 너무 힘들면 참가하기 부담스러우니...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
아래는 어디서, 언제 행사가 열리는지에 대한자세한 안내네요. 참가할 때 준비해야할 사항들도 보입니다. 중간중간에 스낵과 물도 준비되어 있군요. 물론 응급치료 시설도 준비되구요.
좋은 행사 널리 알리기
홈페이지에 여러 홍보 자료가 있던데요. 팜플렛부터, 포스터, 편지지, 파워포인트, 사진등 다양하네요.
<<홍보자료들 보러가기>>
그 중에 재미난 이미지가 있어서 몇개 올려봅니다.
내가 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몸짱이기 때문에 짧은 거리라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10월 2일, 나는 난민들을 위해 자전거를 탈 것이다. 10월 3일, 나는 끔찍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나는 자전거 타는 섹시한 아가씨라구~ 비록 애들이 엄마라 부르지만.
(자전거 탈 때 추울수도 있으니 여분의 옷을 챙기는 센스!)
마치며...
처음엔 어리둥절했던 꼬마들의 방문과 후원 요청. 그리고 알게된 행사의 큰 의미...
한국에서는 잊고 살았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생각들, 행사들, 노력들을 캐나다에서 많이 배우는거 같습니다. 물론 한국에도 많은 모금과 후원들이 있습니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여기서는 이런 행사들이 너무나 일상적인 일로 다가온다는 겁니다. 동네꼬마들도 참가하고,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고... 자원봉사자가 전혀 모자라지 않는....
지난번에 사실 Terry Fox Run에 참가하려고 했었는데요. 애니가 몸이 안 좋아서 등록까지 해놓고 못 했었는데... 그 행사도 캐나다에서 너무 잘 알려지고, 대중적인 행사지요. 그리고 학교에서도 매년 열리구요. 어릴때부터 이런 행사들에 참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에 베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꼬마들한테 좀 더 후원해주지 않은것이 아쉽네요. 그리고 이런 행사를 알게 해줘서 고맙구요. 꼬마들한테 좋은 일 배웠네요.ㅎ
올해는 기회를 놓쳤지만, 내년을 노려봐야겠어요. 워낙 평지라 겨울 말고는 자전거 타기 좋으니 하나 구입하든지, 아니면 자원봉사자 신청해봐야겠다는.. ㅎ
추천과 댓글은 더 좋은글을 쓰는 힘이 되는거 아시죠? ^^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캐나다 > 캐나다 현지 생활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올레길과 함께하는 캐나다 브루스 트레일! + 캐나다 트레킹의 추억. (54) | 2010.10.09 |
---|---|
데오도란트 굴욕? '놀러와' 김민준이야기, 캐나다에선 정반대 이야기일텐데ㅎㅎ (56) | 2010.10.07 |
핫팬츠는 캐나다에서 이런 느낌? '핫팬츠 경계령'을 보고 문득 정리해본 사진들. (55) | 2010.10.06 |
캐나다 중고물품 가게 (Thrift store) - 중고가구, 중고 의류, 등등 없는게 없다! (66) | 2010.09.30 |
자동차 앞유리가 잘 깨지는 나라 캐나다? 그 이유와 앞유리 보험. (52) | 2010.09.28 |
Sysco 음식 박람회 다녀오다. [2010 Sysco Fall Food Expo] (20) | 2010.09.22 |
캐나다 옥션 구경! 너도나도 입찰입찰~ 저렴하게 물건사자! (38) | 2010.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