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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요리

백만년만에 먹은 비빔밥에 감동하다. ㅜ_ㅠ

백만년만에 먹은 비빔밥에 감동하다. ㅜ_ㅠ


백만년만에 먹은 비빔밥
정말 오랜만에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호주에 있을 때도 해 먹은적이 없었고, 한국에서도 특별히 먹은적이 없었네요. 결국... 거의 3년만에 먹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네요. 백만년만큼 오래된거 같은 느낌입니다.ㅋ 어렸을 때 할머니댁에서 먹는 비빔밥을 정말 좋아했었는데요. 큰 양푼이에다 금방 무친 나물 이것저것 넣고, 강된장 한 숱갈, 고추장 한 숱갈, 계란 후라이 하나, 참기름 조금 넣어서 비벼먹던 그 맛을 잊을수가 없네요. 여튼, 야채에 고추장, 참기름만 있어도 금방 맛나게 비빔밥 한 그릇 만들 수 있는데 왜 여태 안 해먹었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나물을 제대로 못 구하기 때문에... 맛있는 나물이 안 들어가면 비빔밥이 아니라고... 만들어 먹을 가치를 못 느꼈던 걸까요? 모르겠습니다. 그런거 같기도 하고;; 

어쨌든, 이번에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는데요. 역시 나물은 구하기 힘들기에 재료라고 해봤자... 샐러드용 시금치, 숙주나물, 호박, 버섯이 다네요. 아쉽지만 다 맛있는 재료들이니 이걸로 만족해야죠 뭐. 그리고 얼마전 시티에 가서 공수해온 홍합으로 홍합탕도 끓였습니다. 아껴먹어야 되는데... 벌써 다 먹어버렸네요. ㅡ.ㅜ



언제나 시원한 홍합탕



(나름)신선한 홍합에 파, 고추만 넣고 팔팔 끓여 줬습니다. 소금 간 말고는 더 할게 없네요. 어찌 이리 저절로 맛이 잘 나는지.. ㅎㅎ 조개는 참 대단한거 같아요. 짱~ 땡초가 없어서 항상 할라피뇨를 쓰는데...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제 익숙합니다. 허~

오우~ 나름 신선한 홍합이라고 알이 제대로네요. 국물맛도 시원하고 알도 꽉 찬게....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런걸 또 언제 먹어보나 싶네요. 겨울이 끝나기 전엔 못 먹을듯.. ㅡ.ㅜ



나름 갖가지 야채


숙주, 시금치, 버섯, 호박을 잘 데쳐 줬습니다. 뭔가 아쉬운 재료들이지만 그래도 한군데 모아놓으니 그럭저럭 구색이 맞춰지는 듯한...ㅎ  조금 남은 숙주는 무쳐서 반찬 만들었네요. ㅎ



모든 준비는 끝났다...
시원한 홍합탕 준비됐고, 나물들 준비됐고, 참기름, 고추장도 준비됐습니다. 긴장감이 감도는군요.. 두구두구.. 역사적인 캐나다에서 첫 비빔밥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아, 계란 후라이가 빠질 수 없죠. ㅎ 센스있게 서니 사이드로 이쁘게 밥, 나물위에 올려줍니다. 애니는 급하다고 계란 필요없다면서 먼저 비비더군요. 헐.. 요리 블로거는 절대 못되겠다. ㅋ



준비됐나? 비벼라~

지금 여러분은 애니의 현란한 손놀림을 보고 계십니다. 순식간에 비벼 버렸는데요. 무척 급해보이더군요. ㅋ 얼른 먹고 싶어서 말이죠. ㅋㅋㅋ 고추장과 야채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우러나는 저 색깔... 우어~ 엄청 오랜만에 보네요. 그리고 참기름의 고소한 향기가 후각을 유혹합니다. 아놔... 글 쓰면서 침이 절로 고이네요;;






두둥!! 드디어 닉쑤, 애니 커플의 캐나다 최초 비빔밥이 완성됐습니다. 이 고운 색과 광채를 보십시요~ 무척 평범한듯 하지만(사실 평범;) 무언가 애환이 서려있는 듯한 호박의 자태... 몸부림치는 숙주나물, 수줍은 듯 숨어버린 버섯... 아... 헛소리가 절로 나오는군요. 그리고는... 정신없이 퍼먹었습니다. 홍합탕은 잊혀진 채... 비빔밥을 다 먹고 나서야 쳐다봤다는 후문이... -_-;



맺음말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비빔밥의 그 맛... 환상적인 맛이었다고 우리끼리 평했습니다. 좋은 재료가, 그리운 재료가 들어간건 아니지만 너무 맛있더군요. 떠 먹는 순간 터지는 탄성~ 우아! 어찌 이런 조화스러운 맛이 나는지... 우리 한식은 위대합니다.ㅎㅎ  비빔밥 한 번 비벼먹은걸로 호들갑이네 하실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런 소소한 한국의 맛에 아주 행복한 저희 커플이랍니다. ㅎ 이웃 맛집 블로거, 요리 블로거님들 보면 항상 저는 침을 흘리고 있다는 거... 부러워 하고 있습니다. 부러우면 지는거지만... 그래도 부럽네요.ㅎ 나중에 한국에 가면 먹고 싶은거 다 먹어버릴겁니다. 먹고 싶은 음식 2만 4천 6백가지 리스트 써서 갈거에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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