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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생선회' 먹으려다가 오히려 '횟감' 된 사연.


벌써 작년이네요. 작년에 여자친구랑 같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갔었어요. 그런데 성수기인 여름이 끝나고 비수기라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이력서 돌리고 남는 시간엔 낚시를 실컷 했답니다. 많이 낚지는 못했지만..ㅋㅋ 인터넷에서 호주 낚시 동호회 글도 많이 읽어보고, 어떤 장비로 어떤 미끼를 쓰는지 등등.. 열심히 공부했었지요. 그닥 효과는 없었지만.. ^^

제 낚시 경력은 한국에서 그냥 민물낚시 따라다닌 정도였습니다. 바다 낚시는 1번 해봤던가.. 그런데 호주는 민물낚시를 거의 안하더군요. 사방이 바다니.. .바다 낚시에, 찌 없는 릴낚시.. ㅡㅡ; 아, 제가 있었던 위치는 퀸즈랜드주의 누사(Noosa)라는 지역이었습니다. 동부해안 따라서 여러 지역들을 2주 동안 주욱 돌아봤는데, 조용한 관광지에 경치도 이쁘고, 국립공원도 있고해서 마음에 들더라구요. 그래서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었드랬죠. 결국은 낚시만 실컷하고 다른곳으로 옮겼지만요. ㅎㅎ


머리카락이 더벅머리로 길어서 그런거임. 절대 저렇게 머리 안 큼;;




저는 낚시를 재미로 합니다만, 궁극적인 목적은 '요리'에 있습니다. ㅋ 잡아서 회를 떠 먹든, 매운탕을 끓여먹든, 뭔가 먹어보자는 거지요. ㅎㅎ 하지만 먼 바다로 나가지 않는이상 잔챙이들밖에 안 낚이더군요. -ㅅ-;;

이 날도 뭔가 낚아서 '먹어보자'고 외치며 열심히 낚시를 하고있었지요. 그러다 손바닥 보다 조금 큰 브림(Bream, 돔)이 낚이는거 아니겠어요~~ 그것도 가져가도 되는 법적 허용 사이즈!! 겨우 허용되는 사이즈를 넘겼지만, 일단 먹을 수 있다는게 중요하므로 저는 흥분했지요. ㅋ 그래서 더 열심히 낚시대를 휘둘렀습니다. 장소도 옮겨보고, 미끼도 이쁘게 매달아 보고~ 미끼는 새우를 썼어요. 낚시방에 물어보니 요 근방은 이게 잘 문다 그래서... 역시 입질은 잘 오긴 하는데 제가 못 낚는건지... 많이 낚지 못했습니다. ㅎㅎ ㅡㅡ;;

가이드북 근처 낚시방에서 5불주고 구입;

이름이 '새눈치'라고 감성돔 종류라고 하네요. 알려주신 '입질의 추억'님께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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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고로 호주는 주마다 법적으로 엄격하게 어폐류를 보호하고 있어서, 정해놓은 사이즈, 마릿수를 어기면 벌금을 내야됩니다. 그래서 호주 생태계가 아름답게 유지되는듯하네요. 

열심히 낚시를 하다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어 가고... 모기가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는 모기 기피제같은것도 없었고 그냥 티셔츠에 샌달이었는데.... 너무 낚시에 열중하느라 모기한테 다 뜯기는것도 모르고 있었지요. 완전 혈액 기부천사. ㅡㅜ

결국 해가지고 돔 두마리밖에 못 낚고 그 날 낚시는 접었습니다. 그리고 집에가서 요놈을 어떻게 요리할까.. 고민했는데요. 맘 같아선 회를 떠서 먹고싶은데.. 초장도 없고... 또, 왠지 불안하더군요. 내가 낚은건데 괜찮을려나? 잘못 먹어서 큰일 나는거 아닐까? 등등.. 그래서 결국은 살점만 발라냈습니다. Fillet라고 하죠. 회 치는 방법도 검색해서 따라해봤는데.... 되긴 되는데 살점이 왜이리 작게 나오는건지? ㅎㅎ 원래 크기가 작아서 그런거라 스스로 위로했습니다. -_-; 저녁 먹을 때소금 좀 뿌려서 구워먹으니 맛나더군요. ㅋ 

칼도 나름 낚시용으로 구입한거라능..;;

겨우 요거? ㅡ.ㅜ



그런데 문제는 도미가 아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제 양팔 꼴이 가관이더군요. 완전 모기들이 를 쳐 놓은거지요. 무슨 병에 걸린것처럼 울긋불긋 솟아난 돌기들이란... 으어~~~  완전 징그럽더군요. 전날에는 그렇게 붓지 않았었는데...-.ㅠ 그리고 이게 몇주를 안 없어지고 괴롭히더군요. 계속 간지럽고... 퉁퉁 부은거 같고..  길 가다가 누가 처다보고 병 걸렸나 생각할까봐 걱정도 되더라는... ㅡㅡ; 

사진보다 실제가 훨 심했습니다;



결국 저는 도미를 낚아서 맛나게 구워 먹었지만, 모기는 저를 회를 쳐서 먹었던거지요. ㅎㅎ

요즘은 잠깐 밖에 나갈 때에도 모기 기피제 꼭 뿌리고 나갑니다. 지금 있는 지역이 시골이라 그런지 모기가 걸어가는데도 다 달라붙어서.. 극성입니다. ㅡㅡ; 


캐나다 얘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호주 이야기 해보네요. ㅎ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실망한게 많아서 그리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오늘 구독하기 시작한 '입질의 추억'님의 블로그를 방문해 보니 옛날 기억이 나서 포스팅해봤습니다. ㅎ

'입질의 추억'님이 만지면 안된다고 하신 물고기가 아래에 있는 애랑 비슷하게 생겼네요. 아닌가요?ㅎㅎ 장갑을 끼고 만졌던듯.. 여튼, 가시있는 놈들은 조심해야겠어요. ㅎ

누구냐 넌!? '다금바리'라고 '입질의 추억'님이 알려주셨어요.감사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기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 




p.s  회가 너무 먹고 싶어요~ 쐬주 한잔이랑.. ㅡ.ㅜ  여기서는 해산물은 냉동밖에 못 구해서요... 

어설프게 걷어올린 바지가 단신을 더 단신답게 만들어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