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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관심거리

나도 외국인 근로자... [1박 2일] '외국인 근로자 특집' 보고 가슴 한켠이 무거웠다.

'1박 2일 - 외국인 근로자 특집'을 외국인 근로자 입장에서 보니... 가슴 한켠이 무거웠다.

최근에 1박 2일 '외국인 근로자 특집'을 보면서 꼭 이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개인 사정상(혹은 게을러서) 이제야 글을 쓰네요. 안그래도 이번 '외국인 근로자 특집'은 3주나 편성되어서 길게 방송되고 있는데, 마지막 방송 마치고 나서 글을 쓰다니.. ㅡㅡ; 늦은감이 많지만 그래도 진작 써 보고 싶었던 글이라 생각했던 부분만 짧게 써 봅니다. 


* 개인블로그는 개인의 생각을 담는 곳입니다. 다른 의견은 존중하지만 생각도 매너도 없는 댓글은 사절입니다. 


해피선데이, 1박 2일 - 인용목적,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 동남아 근로자?
우선, '외국인 근로자'라는 단어 자체의 느낌입니다. 뭐가 떠 오르시나요? 1박 2일에 나왔던 외국인 근로자들의 생김새와 나라,종교들이 떠오르시지 않나요? 저도 사실 그렇습니다. '외국인 근로자'하면 동남아에서 온 조금 까무잡잡한 피부색의, 돼지고기, 소고기를 가려서 드시는 분들이 떠오릅니다. 그럼 여기서 갑자기 드는 궁금증 하나, 만약 '1박 2일에서 유럽, 미국에서 한국으로 일하러 온 분들과 특집 방송을 한다면 '외국인 근로자 특집'이라고 이름을 붙였을까?' 입니다. 개인적으로 아닐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나도 외국인 근로자
저는 캐나다에서 횟수로 3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 모두 외국인 신분이었구요. 1박 2일에 나오는 분들과 다를게 없는 '외국인 근로자' 입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의 제 모습과 1박 2일에 비친 '외국인 근로자'의 모습은 상당히 달라 보입니다. 사람들이 보는 시선과 대우 말이죠. 한국에서 '외국인 근로자'(합법적인) 들은 어떤 대우를 받나요? 한국인들과 똑같은 봉급, 대우, 똑같은 노동법 적용도 받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닐거라 생각되지만요. 비단 일터뿐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선을 피하는건 뭐, 어색해서 그럴수 있다 칠 수 있겠습니다만, 이유없이 욕하고, 무시하고, 가게에서 쫒아내는 등의 차별은... 참 어이 없습니다. (이런 사건은 너무 많으니 검색 해보시면 됩니다. )

여기서 드는 섬뜩함... '만약 내가 캐나다에서 저 꼴을 당한다면? 내가 만약 캐나다에서 욕먹고, 얻어 맞고, 가게에서 쫒겨 난다면?' 생각조차 하기 싫습니다. 왜 저 꼴을 당해야 하나요? 남의 나라 와서 일 열심히 하는데 무슨 죄가 있나요? 아.. 생각만 해도 흥분되는군요. 한마디로 끔찍합니다. 하지만 다행히 그런일은 저한테 일어나지 않습니다. 특히나 대도시에서는 전혀 차별에 대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봉급 똑같이 받습니다. 노동법도 내국인과 동일하게 적용받습니다. 제가 사는 사스카츄완 주는 의료보험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물론 캐나다에서도 외국인 근로자 싫어하고 충돌하는 사례도 있습니다만, 최소한 저는 여태까지 인종차별 당해본적이 없습니다. 외국인이라고 차별 당해본적도 없습니다. 속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표면적으론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도 1박 2일에 나온 '외국인 근로자'와 다를게 없는 신분이지만,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외국인 근로자' 분들이 안타까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



역지사지[易地思之]
일자리 감소, 범죄 등의 이유로 외국인 근로자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는것 알고 있습니다. 음모론 처럼 1박 2일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식을 좋게 만들려는 의도가 엿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그런것들을 떠나서 제일 기본적이면서도 제일 중요한 겁니다. 아무런 이유없이, 외국인 근로자라고 차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본인이 외국에 홀로 일하러 가서 차별 당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아니면 내 자식이, 혹은 부모가 그렇게 차별 당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누구도 그런 차별대우 받고 싶지 않을겁니다. 우리 모두 동등한 존엄성을 가지는, 같은 인간임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평소 재밌게 보는 '1박 2일'이지만, 가슴 한편이 무거운 느낌으로 시청한 '외국인 근로자 특집' 이라 글도 무거워 졌네요. 제대로 풀어내지도 못한 것 같구요... 조금은 정리되지 않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